따뜻하고 찬란한

다락방 낙원 예술가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주 자연스럽게, 그리고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그의 삶에서 가장 찬란했던 순간은 오래전에 지나갔다. 넘쳐나는 돈이나 유명세, 연인과 친구들은 파도가 모래성을 쓸어가듯 허물어진 지 한참이었다. 삶의 눈부신 정점을 찍은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벼랑 같은 비탈길이었다. 현실에 안주해버린 뒤로 영감이 ...

그림자의 춤 이것은 그림자의 선물입니다. 아니, 그렇지 않아요. 이것은 그림자의 진심이 담긴 편지입니다. 가장 내밀하고 절실한, 그러나 다정한 마음만을 골라 담은 서신 말이지요. 감상적인 소리는 그만두세요! 이것은 농성입니다. 투쟁의 현장에 나선 그림자들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모아 빚은 숭고한 전언입니다. 이것은 동시에 그림자의 위로이기도 합니다. 그...

안녕하세요! 이번 주 에피소드는 많은 독자님들이 기다려 주셨던 <지구, 아름다웠다던 붉은 별>의 외전입니다! 별의 세례, 우주의 기도 엄마는 그간의 시간이 폭풍 같았다고 말하곤 하셨어요. 하루가 열흘 같았다면서요. 변화는 늘 그런 걸까요? 모든 건 빠르게 지나갔고, 폭풍처럼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휩쓸었지요. 세상은 눈 깜짝할 사이에 바뀌고, 다시...

세상이 모레쯤 멸망한다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재난이 다가오고 있었다. 빠른 속도로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소행성은 지구보다도 더 컸고, 파괴적이었으며 위협적이었다. 모든 인류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으나 소행성을 파괴할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저 치열한 계산 끝에, 충돌로부터 약 사흘도 남지 않았다는 비정한 결론만을 얻어냈을 뿐이었다. 그리하여 충돌로부터...

습작에 가까운 글로, 추후 리메이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ㅠ_ㅠ 테마와 분위기만 즐겨주세요……ㅠㅠ)/ 고양이 소품샵에 어서오세요! 어떤 빛은, 어둠 속에서 태어나곤 합니다. 그리고 많은 고양이들은 가장 깊고 오래된 어둠 속에서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내지요. 한 고양이가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해의 첫눈이 내려 헝클어진 털 위에 소복소복 내려앉았지요. 아...

우리는 금요일마다 마시멜로를 구워 먹어요 금요일이 되면, 교외의 한 공터는 한 사람이 내뿜는 놀라운 활기로 가득 찼다. 오늘도 한 노인은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는 정말이지 일 초도 가만히 서 있는 일이 없었다. 노인은 바닥을 쓸고 기름 통을 옮겼다. 마른 장작과 돌을 옮기고, 널빤지에 못질을 해 탁자 같은 것을 만들더니 그 위에 작은 접시와 길쭉한 나무 꼬...

무지개를 주운 아이 아이는 그 해를 넘기지 못하고 죽는다고 합니다. 의사에게 그 이야기를 처음으로 듣던 날, 아이의 부모는 해가 저물고 여명이 밝아올 때까지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아이는 그 눈물이 범람하여 이 집이 통째로 흘러가 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는 죽음이 무엇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 모든 것을 이해하기에 너무 어렸던 아이는,...